이슈·인사이트
정부, 염소 산업화 본격 추진…
학계선 ‘부위 표준화’ 제안
2029년까지 생산·유통·질병 분야 제도·인프라 정비
흑염소 3대분할·10개 소분할 체계 제시…상품화 기반 마련 필요
정부가 염소산업을 ‘틈새 축종’에서 축산 주력산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산업화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생산성과 유통 투명성을 높이고 도축·가공 인프라를 정비하는 한편, 학계에서는 흑염소의 부위별 상품화를 뒷받침하기 위한 표준 정형체계 도입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월 23일 국내 염소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염소산업 발전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2029년까지 생산·유통·질병 분야를 중심으로 제도 개선과 인프라 구축을 추진하고, 이후 2차 성장단계 대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대책은 정부와 연구기관, 생산자, 학계 전문가 등이 참여한 ‘염소산업 발전 T/F’ 논의를 바탕으로 마련됐으며 총 30개 세부과제가 포함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최 국내 염소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염소산업 발전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2029년까지 생산·유통·질병 분야를 중심으로 제도 개선과 인프라 구축을 추진하고, 이후 2차 성장단계 대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대책은 정부와 연구기관, 생산자, 학계 전문가 등이 참여한 ‘염소산업 발전 T/F’ 논의를 바탕으로 마련됐으며 총 30개 세부과제가 포함됐다.
커지는 소비, 낮아지는 자급률
농식품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염소고기 소비량은 2023년 1만986톤에서 2024년 1만3,708톤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국내 출하량은 4,991톤에서 5,565톤으로 증가했지만 수입량은 5,995톤에서 8,143톤으로 더 크게 늘었다. 이에 따라 염소고기 자급률은 2023년 45.4%에서 2024년 40.6%로 낮아졌다.
생산기반도 확대되고 있다. 염소 사육 농가 수는 2022년 1만73호에서 2024년 1만1,474호로 늘었고, 사육마릿수는 같은 기간 43만3천두에서 46만9천두로 증가했다. 반면 소비 형태는 여전히 엑기스와 탕·수육·전골 등 전통적인 방식에 집중돼 있다. 소매 이용 형태는 식당 55.3%, 식육점 20.5%, 건강원 16.7%, 온라인 5.5% 순이다.

생산성 높이고 도축·유통 기반 손본다
정부는 우선 생산단계에서 염소 개량체계를 구축하고 육량형 신품종 개발에 나선다. 현재 13~15개월령, 50kg 수준인 출하 기준을 12개월령, 55kg 수준으로 개선하는 것이 목표다. 재래 흑염소는 토종가축으로 인정해 유전자원 보호도 추진한다.
유통 분야에서는 원산지 관리 강화와 함께 염소 이력제 도입을 위한 사전 연구를 추진한다. 권역별 염소 도축시설 지원과 도축·가공단계 표준공정 매뉴얼 개발, 가축시장 경매 확대, 거래가격 정보 제공 등도 추진과제에 포함됐다.
특히 정부는 권역별 염소 도축시설 신축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국내 염소 도축 및 염소고기 유통·판매 현황에 대한 조사도 진행할 계획이다. 조사 대상에는 도축공정, 출하정보, 도체·부분육 유통, 전문식당과 정육점의 판매 현황 등이 포함된다.
학계에서는 ‘부위 표준화’ 필요성 제기
정부가 염소산업의 생산·도축·유통 기반 정비에 나선 가운데, 학계에서는 흑염소의 산업적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부위 표준화 필요성을 제안하고 있다.
손우영·황준·나유정 외 연구진은 『Food and Life』 2026년 제1호에 게재한 「Proposing standard cutting and fabrication concepts for the Korean goat industry: Anatomical, practical, and industrial perspectives」에서 국내 흑염소 산업에 적용할 수 있는 정형체계를 제시했다.
연구진은 국내 흑염소 도체가 현재 일반적으로 앞부분, 중간몸통, 뒷부분 등 3개 주요 구역으로 나뉜 뒤 일부 발골돼 유통되고 있지만, 통일된 절단·정형 기준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부위 분류와 명칭, 가격, 유통 형태의 일관성이 떨어지고 생산자·유통업자·소비자 간 품질 및 가격 비교에도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3대분할·10개 소분할’ 제안
연구진이 제안한 기본 구조는 3대분할·10개 소분할이다. 앞부분은 어깨등심, 앞갈비, 어깨, 앞사태 등 4개 부위로, 중간몸통은 등심, 갈비, 배 등 3개 부위로, 뒷부분은 우둔, 뒷다리, 뒷사태 등 3개 부위로 나누는 방식이다.
연구진은 흑염소의 체구와 근육 구조가 소와 달라 기존 소고기나 돼지고기 정형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고 봤다. 흑염소는 소와 유사한 반추동물 골격 구조를 갖고 있지만 전체 도체 크기가 훨씬 작고 근육 발달 양상이 달라, 별도의 종 특이적 정형 기준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수입 증가 속 커지는 한국 시장
논문은 주요 염소 생산국의 표준화 사례와 함께 호주산 염소고기의 수출 흐름도 제시했다. 그래프를 보면 미국이 가장 큰 시장이지만, 한국 역시 최근 몇 년 사이 수입 규모가 눈에 띄게 확대된 시장으로 나타난다.
이는 정부가 염소산업을 별도 정책 대상으로 끌어올린 배경과도 맞닿아 있다. 소비는 커지고 있지만 국내산 자급률은 낮아지고 있는 만큼, 생산기반과 유통체계를 정비해 국산 염소고기의 경쟁력을 높일 필요성이 커졌다는 의미다.

생산성과 도축·유통 기반을 갖추는 것이 염소산업의 산업화 기반이라면, 향후에는 부위별 규격과 명칭, 용도, 가격 체계를 어떻게 정립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함께 이어질 필요가 있다.
산업화 이후 과제는 ‘상품화’
이번 연구가 정부의 공식 「염소산업 발전대책」에 포함된 것은 아니다. 다만 정부가 도축·가공 표준공정과 유통체계 정비를 추진하는 시점에, 흑염소를 실제 시장에서 부위별로 거래하고 상품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정형체계가 학계에서 제시됐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농식품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염소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해 농가 생산성과 소득 안정을 높이고, 안전하고 품질 좋은 염소고기를 공급하겠다는 방향을 밝혔다.
이번 연구에서 제안된 3대분할·10개 소분할 체계는 그 논의를 위한 하나의 구체적인 출발점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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