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FOCUS

족발집은 달라졌는데 원료시장은 그대로…국산 족발의 출구는?

수입 돼지족 1~8월 24.4% 증가·소용량 소비 확대·프랜차이즈 경쟁 재편

달라진 외식시장에 맞춰 국산 원료의 판로도 바뀌어야 한다

강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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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현 기자 <everything23@hanmail.net>

2026.10.29조회 13,240

SPECIAL REPORT② / 국산 족발의 출구를 찾는 두 번째 질문. 시장이 바뀌는 동안 원료 유통은 무엇을 놓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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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족발이 팔리지 않는다고 족발 소비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문제는 소비자가 족발을 선택하고 주문하는 방식이 달라지는 동안, 원료를 공급하는 시장이 그 변화를 얼마나 따라갔느냐는 데 있다.

1차 육가공업체가 냉장 원료를 제값에 판매하기 어렵고 냉동 족발의 구매처까지 줄어드는 배경에는 수입 원료와의 경쟁, 외식시장의 구매 관행 변화, 소용량·간편식 소비의 확대가 겹쳐 있다. 1편에서 살펴본 재고 문제의 다음 단계는 수요처의 변화를 이해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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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줄었던 수입 족발, 올해 다시 24.4% 증가

농림축산검역본부 수입축산물 검역실적에서 품명 ‘돼지족’을 보면, 2024년 수입량은 2만3,410.7톤, 2025년은 2만246.1톤이다. 지난해에는 전년보다 13.5% 감소했다.

그러나 올해는 다시 증가세다. 2026년 1~8월 돼지족 수입량은 1만7,073.5톤으로, 전년 같은 기간 1만3,728.1톤보다 3,345.4톤, 24.4% 늘었다. 8개월 만에 지난해 연간 물량의 84.3%에 해당하는 수입이 이뤄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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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8월 돼지족 수입량은 전년 동기보다 3,345.4톤 늘었다. 연간 실적이 아닌 같은 기간끼리 비교했다. 자료: 농림축산검역본부 수입축산물 검역실적 · 2026년 잠정치

다만 수입 족발이 늘었다는 사실만으로 국내산 족발의 판매 부진이 발생했다고 볼 수는 없다. 수입량이 감소한 2025년에도 국내산 원료의 판로 문제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실제 대체 규모를 판단하려면 국내외 원료의 구매·소비 비중, 외식시장 판매량 등 추가 자료가 필요하다.

대용량 족발 한 판의 부담…1~2인 가구는 전체의 65.1%

족발은 오랫동안 회식, 가족 외식, 야식 등 여러 사람이 함께 주문하는 메뉴로 성장해왔다. 하지만 소비자의 생활 단위는 작아졌다. 통계청의 2024년 인구주택총조사에서 일반가구 중 1~2인 가구 비중은 65.1%, 1인 가구 비중은 36.1%다.

반면 대형 족발 메뉴는 한 번 주문할 때 지불하는 총액이 큰 편이다. 업계 회의에서는 전문점의 족발 메뉴가 5만원대에 판매되는 사례가 거론되기도 했다. 원료 가격이 내려간다고 완제품 가격을 같은 비율로 내릴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조리 과정의 중량 손실과 인건비, 임차료, 배달비 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소비자에게는 한 끼에 지출해야 하는 절대금액이 선택 기준이다.

저녁 회식 문화의 변화도 살펴볼 부분이다. 한국신용데이터의 ‘2025년 2분기 소상공인 동향’에서는 술집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9.2% 줄었다. 이는 족발 전문점의 매출을 직접 조사한 수치는 아니지만, 야간 모임 관련 외식업종이 겪는 압박을 보여주는 참고 지표다.

전통 족발집만의 시장이 아니다…배달은 한 그릇, 편의점은 100g

새로운 수요는 소량·간편형으로 이동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이 2025년 선보인 1인 주문 서비스 ‘한그릇’은 지난해 누적 2,700만건의 주문을 기록했다. 이는 족발에만 해당하는 주문 실적이 아니라, 배달시장의 소비 단위가 다양해졌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수치다.

편의점의 상품 구성도 달라졌다. 이마트24는 2025년 6월 장충동왕족발과 손잡고 100g짜리 ‘슬라이스순살족발’과 ‘슬라이스쫄깃편육’을 선보였다. 기존 제품보다 용량을 60% 이상 줄인 상품으로 1~2인 가구와 혼술·홈술 소비를 겨냥했다.

이러한 제품이 새로운 소비처로 자리 잡는다면 전통 족발 전문점에 편중된 시장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그러나 소용량 가공식품의 확대가 국내산 장족 구매 증가로 자동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원료를 사용하는지, 장족·단족 또는 별도 정형육을 어느 정도 소비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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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도 세대교체…기존 브랜드는 줄고 신흥 브랜드는 늘었다

족발시장의 변화는 가맹점 숫자에서도 드러난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 정보공개서 기반 공개 집계에 따르면 가장맛있는족발 가맹점은 2023년 395개에서 2025년 373개로, 족발야시장은 같은 기간 231개에서 193개로 줄었다.

반면 족발신선생의 가맹점은 2023년 48개, 2024년 79개, 2025년 117개로 증가했다. 또 다른 신흥 브랜드인 귀한족발은 2023년 97개에서 2024년 148개로 늘었다. 귀한족발은 이번 비교에서 2025년 수치를 직접 확인하지 못해 2023~2024년 변화만 제시했다. 기존 브랜드 축소와 신흥 브랜드 성장이 동시에 진행되는 브랜드 간 경쟁 재편을 보여주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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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점 수 변화는 원료 유통업체 입장에서도 중요하다. 신규 브랜드는 기존과 다른 식자재 유통망을 구축할 수 있고, 메뉴 가격과 규격에 따라 앞발·뒷발의 구매 기준도 달라질 수 있다. 다만 개별 브랜드의 국산·수입 원료 구매량은 현재 공개된 가맹점 수 통계만으로 파악할 수 없으며, 점포 증가가 곧 국내산 족발 소비 증가를 뜻하지도 않는다.

‘앞발·뒷발’ 수요 불균형, 메뉴 혁신 없이는 풀기 어렵다

1차 육가공업계가 직접 체감하는 변화는 식당의 구매 방식이다. 같은 메뉴 가격에서 원료의 무게가 늘면 매장 원가도 함께 높아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고 중량 관리가 쉬운 뒷발을 선호하는 거래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하지만 돼지 한 마리에서는 앞발과 뒷발이 함께 생산된다. 특정 부위를 중심으로 외식시장의 수요가 쏠리면 나머지 부위는 재고가 된다. 따라서 국내산 족발의 판로 회복은 단순히 족발 메뉴를 많이 파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수요가 적은 부위를 활용할 수 있는 가격대·용량·가공 방식까지 바꾸는 과정이 필요하다.

미사태·순살 제품, 군 급식·단체급식…출구는 여럿이지만 조건이 있다

육가공업계 회의에서는 미사태를 분리해 별도의 정육·가공 원료로 판매하거나, 군 급식 등 단체급식 채널을 통해 일정 물량을 소진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한돈자조금과 농협 하나로마트 등의 판매 촉진 채널을 활용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그러나 대안마다 전제가 있다. 미사태를 분리하면 인건비와 정형비가 추가되고 상품 품질관리 기준도 높아진다. 순살 간편식은 제품 생산라인뿐 아니라 실제 구매처가 확보돼야 한다. 군 급식이나 마트 행사 역시 공급업체 선정, 규격, 예산, 안전성, 소비 효과가 확인돼야 지속 가능한 판로가 된다.

업계 회의에서 나온 군 급식·자조금 지원 방안은 확정된 정부 정책이 아니라 업계의 제안이다. 냉동 족발을 kg당 2,000~2,500원 수준에 공급해 가공·판매할 수 없겠느냐는 의견 역시 실제 계약가격이나 지원 단가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가격을 회복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쌓인 재고를 지속적으로 흡수할 소비처다.

국내산 족발의 숙제는 ‘소비 회복’보다 ‘수요처의 재설계’

국내산 족발의 판매 부진을 수입 증가 하나로 설명하거나, 외식경기 침체만 탓해서는 해법을 찾기 어렵다. 2025년 수입은 감소했고 2026년에는 다시 늘었다. 기존 족발 브랜드가 줄어드는 사이 새 브랜드가 성장했고, 소비자가 찾는 제품은 대용량 한 판에서 소용량 식사·간편식까지 다양해졌다.

이 변화를 거꾸로 보면 족발을 소비하는 경로가 사라졌다기보다 다양해지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런 변화가 국내산 족발 수요 감소의 원인이라고 확정할 수는 없다. 외식업체의 국산·수입 원료 사용 비중과 메뉴별 판매량을 함께 조사해야 한다. 지금 확인되는 것은 기존 장족·한 벌 중심의 공급 방식과 변화한 구매조건 사이에 간극이 커지고 있다는 현장의 문제 제기다.

국내산 족발이 다시 안정적인 판매처를 확보하려면 외식업체의 규격·가격 요구를 읽는 동시에, 상대적으로 수요가 약한 부위를 받아줄 새로운 메뉴와 가공시장, 단체급식 판로를 개발해야 한다. 소비와 유통 사이의 간격을 줄이지 못하면 냉동 창고에 남는 족발은 줄어들기 어렵다.

족발집이 달라졌다면, 이제 원료시장도 달라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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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이미지 출처 및 편집 주석

  • 농림축산검역본부 수입축산물 검역실적(돼지족): 2024년·2025년 연간, 2025년·2026년 1~8월 누계. 2026년 수치는 잠정치.

  • 통계청 「2024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 일반가구 중 1~2인 비중 65.1%.

  • 한국신용데이터 「2025년 2분기 소상공인 동향」 관련 보도: 술집 매출 -9.2%.

  • 배달의민족 한그릇 주문 실적: 2025년 2,700만건.

  • 이마트24·장충동왕족발 100g 간편식: 신세계그룹 뉴스룸(2025.06.24).

  • 가맹점 수: 가장맛있는족발(2023~25), 족발야시장(2023~25), 족발신선생(2023~25), 귀한족발(2023~24). 공정위 가맹사업 정보공개서 기반 공개 집계.

  • 장충동 족발골목 실제 사진: 한국관광공사 이범수(2019), 공공누리 제1유형. 실제 족발 메뉴 사진: Jo Hanshin(2025), CC0 1.0. 두 사진 모두 과거 촬영 자료로 현재 매출 현황의 증거가 아니다.

  • 2026년 돼지족 수입량(1~8월) 17,073.5톤, 전년 동기 13,728.1톤: 제공받은 농림축산검역본부 수입축산물 검역실적 원자료를 사용했다.

본문 중 현장 관계자의 가격과 진술은 일부 업체의 취재·회의 내용으로, 전국 평균값이나 공식 조사 결과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그래픽의 가상 계산은 실제 재고 규모 및 회계상 손실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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