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EP DIVE
“비싸도 사야 산다”
…미국산 갈비 품귀에 외식업계 ‘원료 확보 전쟁’
미국산 냉동 갈비 수입 24.4% 급감…대형 유통업체 물량 선점에 갈비 전문점 수급 비상
미국 소고기 생산 감소에 가공장 인력난까지…2027년 설·추석 공급 불안 우려

미국산 소갈비를 둘러싼 국내 육류시장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수입가격 상승에 구매를 미뤄왔던 업체들이 이제는 높은 가격을 감수하고서라도 원료 확보에 나서고 있다. 갈비를 주력 메뉴로 판매하는 외식기업에는 원가보다 앞으로 필요한 갈비를 계속 공급받을 수 있느냐가 더 큰 문제로 떠올랐다.
실제 미국산 냉동 소갈비 수입량은 1년 전보다 24% 이상 줄었다. 미국 현지에서는 소 사육 기반이 축소된 가운데, 최근 이민자 단속에 따른 육류가공장 작업 차질까지 발생했다. 국내에서는 대형 수입·유통업체가 선제적으로 물량을 확보하는 동안 일부 중소 수입업체와 갈비 전문 외식기업이 원료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현장 증언도 나온다.

미국산 냉동 갈비 1만6,000톤 감소…냉장은 오히려 소폭 증가
2025년과 2026년 수입축산물 검역실적을 동일 기간으로 비교한 결과, 올해 1~9월 미국산 냉동 소갈비 수입량은 4만9,803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만5,869톤보다 1만6,066톤(24.4%) 감소했다.
같은 기간 냉장 소갈비는 2만696톤에서 2만934톤으로 1.1% 증가했다. 냉장과 냉동을 합친 미국산 갈비 수입량은 8만6,565톤에서 7만737톤으로 18.3% 줄었다. 수입 감소가 냉동 갈비에 집중됐다는 점이 이번 통계의 핵심이다.


미국산은 여전히 국내 수입 냉동 갈비시장에서 가장 비중이 높은 공급국이다. 2026년 1~9월 전체 수입 냉동 갈비 9만3,811톤 가운데 미국산이 차지한 비중은 53.1%, 호주산은 34.3%다. 그러나 미국산의 2025년 연간 점유율이 61.5%였다는 점에서 시장 구성 변화도 감지된다. 이 점유율 비교는 지난해 연간과 올해 9개월의 서로 다른 기간을 대상으로 한다.
대형업체는 갈비 선점…외식기업은 뒤늦게 확보 경쟁
국내 유통 현장에서는 수입량 감소보다 필요한 규격의 갈비를 계속 구매할 수 있는지에 더 큰 무게를 두고 있다.
최근 취재에서 한 수입육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부터 미국산 갈비 가격이 높아지고 공급 오퍼가 제한되면서 중소 수입업체의 구매가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반면 대형 수입업체들은 공급되는 물량을 적극적으로 사들였다는 것이다.
가격이 더 오르기를 기다린 것이 아니라, 가격이 부담돼 구매를 늦추던 업체들도 유통 재고가 줄어들자 뒤늦게 확보 경쟁에 나서고 있다. 일부 갈비 전문 외식기업은 기존 납품업체로부터 필요한 물량을 계속 공급받을 수 있을지를 우려하는 상황이다.
비싸도 사야 산다.
가격 부담보다 원료 공급의 지속성이 중요해졌다는 현장 취재 내용을 압축한 편집상 표현이다.

갈비를 주력 메뉴로 내는 외식업체는 원가 상승을 판매가격에 반영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 그러나 더 심각한 상황은 가격을 지불하더라도 원료 공급이 끊기는 것이다. 외식기업들이 갈비 조달을 단순한 구매단가 관리가 아니라 영업 지속성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이유다.

미국 소 사육 기반 축소…2026년 생산량도 감소 전망
미국산 갈비 공급이 위축되는 근본적인 배경으로는 미국의 소 사육 기반 축소가 꼽힌다. USDA에 따르면 2026년 초 미국의 전체 소 사육두수는 약 8,620만 두로 1951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번식우 감소, 가뭄에 따른 목초 부족, 높은 사육비 부담이 수년간 누적된 결과다.
미국 소고기 생산량 역시 2022년 약 284억 파운드의 정점 이후 감소했다. USDA의 2026년 10월 전망에 따르면 올해 미국 소고기 생산량은 약 248억7,000만 파운드로 2025년보다 4.6%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6년 수치는 확정 실적이 아닌 전망치다.

도축용 소를 늘리는 데에는 번식우 확보에서 송아지 생산과 비육까지 긴 시간이 필요하다. 소고기 가격이 올라간다고 단기간에 갈비 생산량을 늘리기 어려운 구조다. 최근 멕시코산 생우 반입 제한도 미국 비육우 공급에 추가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민자 단속에 가공장 운영 차질…생산 축소에 추가 변수
소 사육두수 감소에 더해 최근에는 미국의 이민자 단속 강화가 육류가공장 운영을 흔드는 사례도 나타났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9월 캔자스주의 주요 소고기 가공지역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단속으로 일부 노동자가 출근을 피하면서 작업이 지연됐다고 보도했다.
캔자스주 도지시티와 리버럴 등에는 대형 소고기 가공공장이 밀집해 있다. 당시 축산단체는 수천 두의 비육우 출하가 지연됐다고 주장했으며, 미국 전체 도축두수도 특정 날짜에 전주 같은 요일보다 큰 폭으로 감소했다.

미국 현지 한식 확산…갈비 소비 증가가 수출 물량에 영향을 줄까
미국에서는 한국 음식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외식시장 조사업체 서카나(Circana)에 따르면 2024년 미국 내 한식당 점포 수는 전년보다 10% 증가했다. 한국식 바비큐와 갈비 메뉴를 선보이는 식당도 늘고 있다.
업계에서는 미국 현지 갈비 소비 증가가 해외 수출 물량과 경쟁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다만 미국 현지에서 LA갈비용 쇼트립이 얼마나 더 소비됐는지, 그 증가분이 한국행 수출에 얼마나 영향을 줬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정량적 자료는 아직 확보되지 않았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확인된 공급 축소 요인과 구분해야 하는 가설이다.
호주산으로 바꾸면 되지만…갈비 외식업체에는 쉽지 않은 선택
호주산 냉동 소갈비는 올해 1~9월 3만2,190톤 수입돼 전체 냉동 수입 갈비시장의 34.3%를 차지했다. 하지만 외식업계에서는 미국산 갈비를 호주산으로 즉시 대체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2027년 설 물량은 선계약…추석까지 공급 불안 이어질까
내년 명절시장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일부 대형 유통업체는 이미 2027년 설 LA갈비 선물세트용 물량을 벤더와 발주·확정했다. 이는 물량 전체가 국내에 입고됐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계약에 묶인 물량은 다른 구매자가 확보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2026년 추석에는 일부 소매업체가 상대적으로 낮은 판매가격을 유지해 LA갈비 선물세트 판매가 양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원물가격이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면 내년에도 같은 상품 구성과 판매가격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


일부 현장 관계자들은 미국 공급 여건이 지금 수준에서 회복되지 않는다면 2027년 설을 넘어 추석 수급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이는 업계의 전망으로, 실제 상황은 미국 생산량과 한국행 수출, 국내 재고와 계약 물량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제는 갈비 가격보다 공급의 지속성이 문제
미국산 냉동갈비 수입량이 1년 전보다 24% 이상 감소한 가운데 국내 갈비시장은 업체별 물량 확보 경쟁으로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선제적으로 계약한 업체와 뒤늦게 구매에 나선 업체의 원료 조달 여건도 달라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소 사육 기반 감소에 따른 공급 제약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가공장 인력 차질이라는 변수가 더해졌다. 이 같은 상황이 당장 한국의 특정 갈비 규격에 얼마나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는지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국내 갈비 외식기업에 더욱 절박한 문제는 ‘얼마나 비싸지느냐’만이 아니다. 필요한 갈비를 계속 확보해 메뉴와 영업을 유지할 수 있느냐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자료 및 확인 범위
2025년·2026년 수입축산물 검역실적, 미국산 소고기 ‘갈비’ 분류, 1~9월 동일 기간 비교. 국가별·부위별 검역자료의 수치는 LA갈비 전용 수입량과 다름.
국내 수입육 업계 2026년 10월 취재 및 거래현장 제공 자료. 개별 재고·가격 사례는 전국 시장 전체를 대표하지 않으며, 2027년 명절 전망은 확정 사실이 아니다.
- #수입육
- #유통
관련 콘텐츠

DEEP DIVE
독일 돼지가격 '폭락'…한 마리 팔 때마다 70유로 적자
독일 돼지 지육 기준가격이 kg당 1.32유로까지 떨어지면서 양돈농가의 경영 위기가 깊어지고 있다. 생산자단체는 전체 생산비를 반영하면 돼지 한 마리당 약 70유로의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2026.10.31

DEEP DIVE
생존경쟁에 내몰린 한우 육가공사업, 탈출구는 없는가?
한우 육가공업계가 생존의 갈림길에 서 있다. 사육두수 감소에 이어 도축물량까지 줄어들면서 기존 생산시설과 인력 유지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원료육 가격 상승과 부분육 판매경쟁, 대형업체의 시장 확대 움직임까지 맞물리면서 육가공업체들의 경영환경이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 현장의 설명이다.
2026.10.26

DEEP DIVE
한우 수출 60% 늘었지만…시장 편중에 검역 장벽까지 ‘산 넘어 산’
한우 수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 정부 역시 한우를 글로벌 K-푸드 수출 육성체계와 연계하는 계획을 제시했다. 그러나 수출 물량의 88%가 홍콩·싱가포르 두 시장에 몰려 있고, 수출용 도축·검역절차와 가축질병에 따른 시장 접근 제한 등 현장의 문제는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2026.10.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