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바로 알기 / 식육의 기초지식

MEAT ECONOMICS ② 돼지 | 한 마리의 가치

돼지 한 마리의 경제학…도체가 삼겹살·갈비·특수부위가 되기까지

등급부터 갈비·가브리살·항정살·지방까지…돼지 한 마리의 상품가치를 보다

편집부2026.10.4조회 17,239
image.png

돼지 한 마리를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부위는 삼겹살이다. 하지만 돼지 한 마리의 상품가치를 삼겹살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도축된 돼지는 도체 상태에서 등급을 받고 정형 과정을 거친다. 삼겹살과 목심뿐 아니라 갈비, 앞다리, 뒷다리와 같은 주요 부위로 나뉘고, 한 마리에서 수백g밖에 나오지 않는 가브리살이나 항정살 같은 특수부위도 만들어진다. 정형 과정에서 분리된 지방 역시 다른 원료가 된다.

결국 돼지 한 마리는 하나의 고기가 아니라 생산량·부위 특성·소비 선호·가공과 조리 방식에 따라 서로 다른 가치를 가진 여러 상품의 집합체다.

돼지고기도 등급을 받는다

국내 돼지고기도 도체 상태에서 등급판정을 받으며 1+, 1, 2등급으로 구분된다. 다만 시중에서 판매되는 돼지고기는 등급표시가 의무가 아닌 자율표시라는 차이가 있다.

등급판정은 1차와 2차로 나뉜다. 1차에서는 도체중량과 등지방두께 등을 통해 규격을 판단하고, 2차에서는 외관과 육질, 결함 등을 살펴 최종등급을 결정한다.

스크린샷_5-10-2026_124920_.jpeg


스크린샷_5-10-2026_124822_.jpeg
돼지도체에 등급판정 관련 표시가 이뤄지는 모습. 원자료는 식용색소를 사용한다고 설명한다. 자료=축산물품질평가원 『재미있는 축산물 이야기(2024)』

수율’ 하나로는 돼지 한 마리를 설명할 수 없다

돼지고기 산업에서 자주 등장하는 표현 가운데 하나가 ‘수율’이다. 그러나 원자료는 도체율과 정육률을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다.

image.png

도체율은 살아 있는 가축의 무게 가운데 도축 후 비가식 부분을 제외한 도체가 차지하는 비율을 뜻한다. 정육률은 도체에서 다시 실제 정육으로 상품화되는 비율을 의미한다.

image.png
도체율과 정육률은 서로 다른 개념이다. 자료=축산물품질평가원 『재미있는 축산물 이야기(2024)』

같은 돼지에서 나온 삼겹살과 오겹살, 무엇이 다를까

삼겹살과 오겹살은 전혀 다른 부위처럼 팔리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같은 부위다. 원자료는 돼지 껍질을 제거한 삼겹살과, 껍질을 제거하지 않은 미박피 상태의 삼겹살이 시장에서 ‘오겹살’이라는 이름으로 유통되는 차이를 설명한다.

즉 같은 원료 부위라도 정형 방법과 판매방식, 시장에서 붙이는 이름에 따라 서로 다른 상품으로 인식될 수 있다.

스크린샷_5-10-2026_124832_.jpeg

갈비 2~3kg, 가브리살 450g, 항정살 600g

모든 부위가 한 마리에서 같은 양으로 나오는 것은 아니다. 원자료에 따르면 돼지 한 마리에서 나오는 갈비는 개체 차이가 있지만 평균 약 2~3kg 정도다. 가브리살은 약 450g, 항정살은 평균 약 600g 정도가 생산되는 것으로 소개돼 있다.

image.png

소비자가 더 찾는다고 해서 가브리살과 항정살만 더 생산할 수는 없다.

한 마리에서 나오는 양 자체가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가브리살·갈매기살·항정살, ‘특수부위’가 특별한 이유

가브리살은 등심덧살이라고도 불리며 등심 앞부분 위쪽에 붙어 있는 부위를 분리해 정형한다. 원자료는 돼지 한 마리에서 생산되는 양을 약 450g 정도로 설명한다.

항정살은 가브리살·갈매기살과 함께 대표적인 특수부위로 소개된다. 한 마리에서 평균 약 600g 정도가 생산되며, 지방이 살코기 사이에 고르게 퍼져 있는 특징이 있다.

갈매기살은 돼지의 횡격막근으로, 이름 때문에 새 ‘갈매기’와 관련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갈비뼈 안쪽 가슴뼈에서 허리뼈까지 이어지는 근육이다.

이들 특수부위는 맛과 식감뿐 아니라 한 마리에서 생산되는 절대량이 적다는 점이 시장가치 형성에 영향을 준다.

버려지는 지방도 다시 상품이 된다

돼지 한 마리의 경제학은 살코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정형·가공 과정에서 분리되는 지방 역시 용도별로 다시 사용된다.

원자료는 식육가공장에서 수거한 돼지 지방을 A·B급으로 구분해 납품하는 사례를 소개한다. A급은 주로 식품이나 다이어트 제품, 유지제품 등에, B급은 공업용 원료 등에 사용된다고 설명한다.

즉 정형 과정에서 분리됐다고 해서 가치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한 마리에서 얼마나 많은 가치를 회수할 수 있는가는 살코기 판매뿐 아니라 지방과 부산물 활용에도 달려 있다.

생고기 1kg이 식탁에서도 1kg인 것은 아니다

정육의 수율은 조리 단계에서도 다시 달라진다. 고기에 열을 가하면 수분과 지방이 빠져나가 중량이 줄어드는 가열감량이 발생한다.

원자료가 소개한 특정 연구 사례에서는 조리방법에 따라 그릴 20.1%, 삶기 18.9%, 팬 구이 31.4%, 숯불구이 40.2% 정도의 가열감량이 나타났다. 이 값은 특정 연구 사례이므로 모든 돼지고기에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수치는 아니다.

그러나 외식·급식업계 관점에서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원료육 1kg을 사는 것과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조리 후 고기 1kg은 같은 개념이 아니기 때문이다.

냉동과 해동도 상품가치를 바꾼다

정형된 고기는 소비자에게 전달되기까지 보관과 유통 과정을 거친다. 원자료는 냉장과 냉동을 대표적인 보관방법으로 설명하고, 해동한 고기를 다시 냉동하는 것은 품질 저하 가능성이 있어 권장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결국 높은 등급을 받고 좋은 부위로 정형됐다 하더라도 그 가치를 최종 소비단계까지 유지하려면 보관과 유통 관리가 함께 따라야 한다.

돼지 껍질의 파란 도장은 무엇일까

돼지 도체를 보면 껍질에 파란색이나 붉은색 표시가 찍혀 있는 경우가 있다. 원자료에 따르면 이는 품질등급판정이나 검사 과정에서 사용하는 표시로, 식용색소를 사용한다.

도체에 찍힌 표시는 오염의 흔적이 아니라 한 마리의 돼지가 식육으로 유통되기까지 거친 검사와 판정 과정의 흔적이라고 볼 수 있다.

결국 돼지 한 마리는 ‘부위의 포트폴리오’다

돼지고기 시장에서는 삼겹살 가격이 시장 전체를 대표하는 것처럼 이야기되곤 한다. 하지만 돼지 한 마리를 실제로 들여다보면 구조는 훨씬 복잡하다.

도축된 돼지는 도체 상태에서 등급판정을 받고, 정형을 거쳐 여러 부위로 나뉜다. 같은 삼겹 부위도 껍질 처리에 따라 다른 상품명으로 인식될 수 있고, 갈비와 특수부위는 한 마리에서 나오는 양 자체가 제한적이다. 지방도 다시 다른 상품과 원료가 된다.

돼지고기 산업에서 중요한 것은 삼겹살을 얼마나 비싸게 팔 수 있느냐만이 아니다. 한 마리에서 나오는 모든 부위의 가치를 얼마나 시장에서 실현할 수 있느냐가 돼지 한 마리의 경제성을 결정한다.

돼지 한 마리는 하나의 상품이 아니라 서로 다른 생산량과 수요를 가진 여러 상품의 포트폴리오다.

image.pngimage.pngimage.png

  • #축산물
  • #유통
  • #품질관리
  • #기술